옛날감성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10월9일 Ep.12<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10월9일 Ep.12 사랑하는 숙에게—구월도 가버리고, 벌써 나무는 앙상하게 낙엽을 만들기 시작했고 여인들의 옷은 긴팔과 짙은 빛깔로 어두운 겨울의 잿빛을 맞으려 준비하고 있다. 때로는 신선한 가을바람이 낙엽의 편지를 내게 띄우기도 한다. 시월이 온다. 추위가 오고 저리 요란스럽게 날아다니던 제비가 가고, 낙엽이 흙 되어 가버리고 메마른 바람이 오고, 싸늘한 거리가 오고 활활 타던 태양의 열정이 간다. 이리도 오고 가는 것은 많지만 우리는 기다림이 있다. 이래서 우리는 위대한 바보고 위대한 바보래서 기다린다. 인간은 중간자이다. 발전이라는 것은 없는 건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기다림이 있길래 우린 삶을 사는 것 같다. 올 듯한 그 무엇을 맞기 위하여 산다. 미래란 말은 우리의..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10월7일 Ep.11<S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10월7일 Ep.11 비 오는 밤에 살며시 불러볼게요. 하루 종일 흐린 상태였는데, 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더욱 쓸쓸하게 장식하려나 봐요. 편지 반가웠어요. 워낙 욕심쟁이가 되다 보니 먼저 소식 전하지 않은 것 아실 테죠, 이젠! 혹시 내가 보낸 것과 함께 받는다면 서로의 기분이 조금은 싱거울 것 같아서 조금 늦게 펜 들었다는... 이해하시리라 생각해요. 담엔 안 그러겠지만 이번만은 그렇게 되었으니까 야속한 시간들을 원망할 수도 없는 일, 어떡해요. 인간의 정이란 게 만날 때는 좋았지만 헤어지기는 아쉬운 존재인가 봐요. 너무 많은 얘기들을 남겨둔 채 헤어져야 하는... 하지만, 마주 보면 모든 언어들이 꼬리를 감추는 이상야릇한 현실들이 어느 땐가는 활기를 띠리라 믿어요. 연 며..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9월30일 Ep.10<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9월30일 Ep.10 영원한 당신께 벌써 시월이구나! 그간 아팠던 몸은 다 완쾌되었겠지? 부모님께서도 안녕하시고. 숙아! 지난 27日, 우리가 만나서 헤어지던 그 순간 난 정말 섭섭했다오.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이나 마음 같아서는 꼭 껴안아 주고 싶었지만 내 자신이 허락하질 않더구나! 난 생각 했지! 육체적인 사랑보다는 정신적인 사랑이 중요하다고. 언젠가 때가 되면 우리도 육체적인 사랑이 전개되겠지?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 나를 바보라고도 하지 말아. 앞으로 22개월! 아주 짧은 시간이지 기다려다오. 오직 숙이만을 사랑할 거야 이 세상이 다할 때까지..... 83.9.30 수원에서 "모"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31일 Ep.09<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31일 Ep.09 숙에게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된다 모두들 자기 갈 길을 찾아 분주하다. 가을의 밝은 햇살을 받으며 걷는 모습이 더욱 명랑하다 숙이의 환한 얼굴 또한 유난스럽다. 가을은 왠지 쓸쓸함이 나를 더욱 외롭게 하는군.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결실의 계절 가을, 사랑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우리들도 더 높은 이상을 안고 푸른 창공을 힘껏 날아보잤구나! 숙아! 그동안 안녕. 경숙아! 농촌의 가을이 더욱 그립구나 곡실들이 익어가는 수수한 맛 정말 잊을 수가 없구나! 숙아! 난 언제까지나 숙이만을 사랑할 거야! 모두들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 끼리라면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조금이나마 서로를 위해 줄 수 있고 언젠가는 이어갈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21일 Ep.08<He&S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21일 Ep.08 보고 싶은 숙에게... 깊은 밤 별들도 잠들어 버린 고독한 밤 밤이면 밤마다 찾아오는 허무함. 오늘따라 잠도 오질 않는 이 밤 숙이의 모습을 그려 본단다. 그간 안녕함을 묻고 싶군. 아버님, 어머님 께서도 안녕하신지? 여기 있는 이 사람은 숙이의 염려 덕택에 몸 건강하게 군 생활에 임하고 있다오. 매일매일 반복되는 생활 벌써부터 싫증을 느낀다고나 할까. 오전엔 교육, 오후엔 낮잠 토요일, 일요일은 외출, 외박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외박도 못 나가고 꼼짝없이 내무반을 지켜야 하는 신세. 왜 이렇게도 따분한지....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기다리는 편지 또한 오지 않으니.... 또다시 4통의 편지를 써야만 1통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는지... 하하하 (웃자)..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12일 Ep.07<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12일 Ep.07 숙! 한여름의 열기 속에 하루의 삶에 시달리는가련한 인간 나보다도 숙은 언제나 행복한 가정에서 참된 삶을 영위하고 있겠지... 숙아!! 태양의 열기 속에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나는 모든 것을 종잡을 수 없군요. 더위에 지친 육신은 한 모금의 물보다 숙이의 앵두 같은 입술이 그립단다. 보내준 사연 반갑게 잘 받아 보았어요. 편지 받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휴!한 통의 편지 받기가 이렇게도 힘들 줄이야! (그래도 내가 이겼으니까~) 앞으로는 편지 자주 해줄 것을 약속하는 거지? 숙아! 창밖에는 지금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이면 내 모든 것들을 잊고 싶다오. 우리들의 어두운 마음속까지도 깨끗하게 정화 시켜 준다면 좋으련만. 그래도 난 비를 좋아한단다 ..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7월13일 Ep.06<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7월13일 Ep.06 그리운 숙에게— 오늘도 어김없이 밤은 찾아왔습니다 매일 이때쯤 들려오던 라디오의 심야방송 DJ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게 들려오는듯합니다. 음악이 있고, pen이 있고, 편지지가 있고 그리고 항상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연인. 당신이 있기에 모두가 잠들어버린 이 캄캄한 밤에도 전 포근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요. 안녕하셔요? 지난 토요일은 즐거웠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 덧없이 기쁩니다. 숙! 오늘도 바쁘게 뛰다 보니 금방 하루가 지나 버렸군요. 숙이는 오늘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 열심히 맡은 일에 열중했겠지? 조용히 눈을 감고 숙이의 모습을 그려볼 때면 검게 탄 얼굴이 더욱더 매력 있어 보이는 것을 ..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5일 Ep.05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3년 8월5일 Ep.05 읽어 주시겠어요.하루가 조용히 지나간 지금은 음악이 흐르는 밤처럼 아름다운 밤이라고 표현하고 싶군요. 밤의 침묵은 모든 사물을 생각게 하네요. 안녕하시겠죠숙이가 이렇게 편지를 보내게 되었어요. 광열하는 8月아침 이슬이 영롱한 파아란 잔디 위를걸어가고 있다면 마음은 정말 좋겠지요. 하지만 한나절은 별로 내키지 않을 것 같구요 그런데보내준 단풍잎은 너무 예뻤다고 전할게요.선물 같은 건 안 해도 될 텐데 생각을 해주셔서 이 편지로 고마움을 메모합니다. 진모 씨의 일과는 어떠신지요?물론 매일 반복되는 시간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렇게 소식을 전하는 본인도다람쥐 쳇바퀴 돌듯 변모없는 생활이지만웃음을 잃은 숙이는 아니라는 것명시해 두고파요. 나뭇잎 하나 까딱 앉는 날씨 속..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