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 28일 Ep.26<S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 28일 Ep.26 그대 모습 내 곁에 화사하지도 찬란하지도 않은 은은함을 생각하면서 무서운 꿈속을 방황하며, 얼떨결에 눈을 떴지만 새벽의 요람이 나의 가까이에서 손짓하고 있었다오 아름다움이 있고, 한낱 희망이 소생하는 시각이 되어서 일까 그냥 외면해 버릴 수 없는 마음의 고동을 인식하며 등불에 불을 밝혀 내렸나 봐요.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새벽이란 시간을 통하여 생각의 나래를 아끼지 말랬던 얘기가 잠시 뇌리를 스치는군요. 마음을 순환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현재랄까? 아무런 잡념도 침노할 수 없는 고요한 때. 지금. 맑고 깨끗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아주 깨끗한 정신으로 글을 쓰고 무언의 대화일망정 꿈꿀 수 있다는게 작은 행복 아님 또 뭐라고 하겠어요. 짙게 물..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 15일 Ep.25<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 15일 Ep.25 색시 벌써 날씨는 봄을 몰고, 앞산 턱진 바위틈에서도 소리 없이 겨우내 쌓였던 눈들이 고운 봄빛의 입맞춤에 소리 없이 내리 녹고 희고 깨끗한 여린 나무줄기가 노란 꽃 망우리를 물고 마치 갓 태어난 제비 새끼처럼 새새우는것 같고 무던히도 춥던 올겨울을 너의 포근한 품속에서 아무 탈 없이 지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바람 깨워일던 안개 젖은 메아리가 어둠을 흘려내린 깊은 골을 따라 나래치면 벌써 솜틀 젖은 흰 줄기가 파아란 하늘에 지새긴 옛날들을 생각하며 잠시 영상에 잠겨본다. 보내 준 편지와 사진 잘 받아 보았다. 집안에는 아무 별고 없다니, 마음 든든하구먼 겨울도 이제 서서히 물러가는가 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무척이나 바쁘단다 나뿐만이 아니겠지 경숙.. 더보기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9일 Ep.24<She> 부모님의 연애편지 1984년 2월9일 Ep.24 보고픈이여. 영하의 날씨가 기성을 부리는 요즈음 춘삼월의 푸른잎을 고대하며, 많고 많은 무화과 나무들은 온갖 시련을 참아내면서도 꿋꿋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눈앞에 그리면서 추위에 움츠렸던 이 마음도 어느새 더운 열기가 솟아오름을 지금 막 느꼈다나요. 반가웠어요 보내준 편지 꽁꽁 얼어붙은 요사이 어떻게 지내셨어요 마음마저 얼어붙지는 않으셨는지 숙이가 몹시 궁금했지만 워낙 무소식이다 보니 변명할 겨를도 못 마련한채 얼어붙은 펜을 녹여가며 쓰다 보니 차곡히 쌓인 사연이 너무도 많아 일부는 소포로 부쳐보낼까 싶어요. 숙이 구정을 보내면서 진짜 인생무상 같은 걸 느낀 나날이었어요. 그래서 하고많은 글도 적어보았지만 별수 없이 그만뒀어요 편지 한통 쓰지 않은 죄책감 같.. 더보기 이전 1 다음